무엇인가
John Zachman 은 IBM 에서 대형 고객의 정보 시스템 기획을 오래 다룬 사람이다. 그가 1987년 IBM Systems Journal 에 발표한 "A Framework for Information Systems Architecture" 는 흔히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문제의식은 단순했다 — 기업의 정보 시스템은 너무 복잡해서 한 장의 그림으로 기술할 수 없고, 건축·항공기 제조가 그렇듯 여러 관점의 여러 표현물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표현물들을 빠짐없이·겹침 없이 정리하는 분류틀이 먼저 있어야 한다.
답이 된 틀이 의문사 6열 × 관점 6행의 매트릭스다. 열은 영어의 기본 의문사, 곧 6하원칙이다. 1987년 원 논문은 What/How/Where 3열로 출발했고, 1992년 John Sowa 와의 공저 논문에서 Who/When/Why 가 더해져 지금의 6열이 완성됐다.
| 열 | 물음 | Zachman 의 이름 | 다루는 것 |
|---|---|---|---|
| What | 무엇을 | Data | 사물·데이터 —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나 |
| How | 어떻게 | Function | 기능·프로세스 — 어떻게 작동하나 |
| Where | 어디서 | Network | 위치·분포 — 어디에 놓여 있나 |
| Who | 누가 | People | 조직·역할 — 누가 무엇을 맡나 |
| When | 언제 | Time | 주기·타이밍 — 언제 일어나나 |
| Why | 왜 | Motivation | 목적·동기 — 무엇을 위해서인가 |
행은 같은 기업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의 관점이다. 계획자(범위) → 소유자(비즈니스 모델) → 설계자(시스템 모델) → 구축자(기술 모델) → 구현자(상세 표현) → 실제 가동되는 기업. 위 행에서 아래 행으로 갈수록 상세해지는 것이 아니라, 관점 자체가 바뀐다는 것이 Zachman 의 강조점이다 — 건축주의 조감도와 배관공의 배관도는 상세도가 다른 같은 그림이 아니라 다른 그림이다.
틀에는 규율이 붙어 있다. 열 사이에 순서·우선순위가 없다는 것, 각 열은 자기만의 단순한 기본 모델(예: What 열은 개체–관계)을 갖는다는 것, 6×6 = 36개 셀은 각각 고유하며 한 행의 셀들을 합치면 그 관점에서의 완전한 기술이 된다는 것. Zachman 자신은 이 틀을 방법론이 아니라 온톨로지(분류 스키마)라고 못 박는다 — 무엇을 어떤 순서로 만들라는 절차는 없고, 만들어질 수 있는 기술물의 자리만 정의한다. 채우는 절차는 TOGAF 같은 별도 방법론의 몫으로 남았고, 이후 미국 연방·국방 EA 프레임워크(FEAF·DoDAF)가 이 틀의 영향 아래 만들어졌다.
우리 모델과의 접점
지도의 접점 문구 — 6하가 개인 기록만 아니라 시스템 기술 전반의 분류축으로 쓰인 선례이자, "성분마다 자리가 있다"는 설계의 타당성 방증 — 을 펴 보면 이렇다. 우리의 개념 모델 제2장은 사건을 "인생의 한 문장"으로 두고 6하 성분을 부여했는데, 이 선택이 서사·문법의 전통에만 기댄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열 대응은 거의 1:1 이다:
| Zachman 열 | 우리 성분 | 비고 |
|---|---|---|
| What (Data) | 무엇 — 대상(Subject) + 요약 서술(title) | 돈이 향하는 공통 참조점이라는 위상은 우리 쪽 추가 |
| How (Function) | 어떻게(how) | 둘 다 "향후 분해될 자리" — 아래 생각할 거리 3 |
| Where (Network) | 어디서 — 장소(Place) | 재등장하며 '한 장소의 역사'가 쌓이는 마스터 |
| Who (People) | 누가 — 등장인물(Person) | 주어(나)는 별도 — 아래 참조 |
| When (Time) | 언제 — 일정(start·end) | 우리는 이 열을 특권화한다 — 아래 참조 |
| Why (Motivation) | 왜(why) | 목표(Goal)·시대(index)로 이어지는 자리 |
구조적 유사는 하나 더 있다. Zachman 매트릭스 전체는 기업 하나의 기술이다 — 기업이 어느 셀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매트릭스의 암묵적 주어다. 우리 모델에서 주어(나)가 성분 표에 있으면서도 "암묵 — 모든 기록은 한 사람에게 귀속"인 것과 같은 자리다.
대응보다 유익한 어긋남은 셋이다:
- 열의 평등 vs 시간의 특권. Zachman 은 열 사이에 순서가 없다고 규정한다. 우리는 반대로 '언제'를 특권화했다 — 여정이 1차 렌즈이고, 시제를 '지금' 선에서 파생하며(원칙 2), 날짜 유무가 렌즈 노출을 가른다. 기업은 시간 밖에서도 기술될 수 있지만 삶은 시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 어긋남은 우리 모델이 정적 기술이 아니라 서사 로그라는 정체성을 보여 준다.
- 완전 기술 vs 빈 성분 1급. Zachman 의 이상은 셀이 채워진 완전한 기술이다. 우리는 날짜 미정도 1급 기록이고(원칙 4), 빈 성분은 결핍이 아니라 인터뷰를 부르는 진입점(제8장)이다.
- 행 = 별도 모델 vs 렌즈 = 투영. Zachman 의 행마다 별도의 표현물이 만들어진다. 우리 렌즈는 데이터를 소유하지 않는 필터+투영이고(원칙 1·7), 어디서 편집하든 같은 객체다. 관점의 수만큼 산출물이 늘어나는 구조를 우리는 의도적으로 피했다.
생각할 거리
- 우리에게 '행'이 필요한가. 렌즈(제5장)는 열(성분) 축을 따라 열리는 문이고, Zachman 의 행 — 청중별 표현 — 에 해당하는 축은 우리 다섯 문법(제9장)에 없다. 그런데 같은 사건이 사건 시트·인터뷰 카드·책자 원고에서 다르게 표현되는 것은 사실상 행이다. 책자(산출)와 Publication(원칙 9)을 "청중 관점의 행"으로 재해석하면 무엇이 정리되고 무엇이 무너지는가.
- 온톨로지와 방법론의 결합도. Zachman 은 틀과 절차를 분리했고, 그 공백에서 별도 방법론들이 자랐다. 우리는 개념 모델(온톨로지)과 인터뷰 엔진(방법론, 제8장)을 처음부터 짝으로 설계했다 — 빈 구간이 질문을 부른다는 결합. 이 결합이 강점인지, 아니면 질문 풀이 커질수록(액션1 Question 풀 확장) 엔진을 모델에서 떼어 내야 할 속박인지.
- 열마다 기본 모델 하나. Zachman 의 규율 — 각 열은 자기만의 단순한 기본 모델을 갖는다 — 을 우리 승격 계획에 적용해 볼 것. 어떻게(how)→task 분해, 왜(why)→목표 연계가 예고돼 있는데, 승격 시 각 성분의 "기본 모델"이 하나로 단순하게 유지되는지가 확장 가드레일 일곱 질문(원칙 10)에 추가할 만한 여덟째 물음이다.
- 36셀의 늪. Zachman 을 문자 그대로 좇은 EA 프로젝트들은 셀 채우기 자체가 목적이 되는 문서화의 늪으로 악명이 높았다 — 굿하트의 법칙이 말하는 측정의 함정과 같은 구조다. 우리도 "성분 충전율" 같은 지표를 만들고 싶은 유혹이 올 것이다. 빈 성분을 채움의 대상이 아니라 인터뷰 진입점으로만 다루는 절제가 지켜지는지, 겹 검토 UX(액션3)류의 기능 추가 때마다 재확인할 것.
- 재귀 적용. Zachman 틀은 기업 전체에도, 사업부 하나에도 재귀적으로 적용된다. 우리의 시대(index)·프로젝트·사건 위계에서 6하는 사건에만 붙는다 — 프로젝트에 자기 6하를 주지 않은 결정(성분은 문장 안, 참조는 문장 사이 — 원칙 3)이 재귀 대신 위계를 택한 것임을 의식하고, 프로젝트 롤업(등장인물 목록 등 파생)이 그 공백을 충분히 메우는지 지켜볼 것.
더 찾아보기
- J. A. Zachman, "A Framework for Information Systems Architecture", IBM Systems Journal, vol. 26, no. 3, 1987 — 원전. 3열 시절이지만 문제의식(복잡한 시스템 = 여러 관점의 여러 표현물)이 가장 선명하다.
- J. F. Sowa & J. A. Zachman, "Extending and Formalizing the Framework for Information Systems Architecture", IBM Systems Journal, vol. 31, 1992 — 6열 완성판.
- 공식 사이트: zachman.com — 현행 판의 매트릭스 도판과 "ontology, not a methodology" 논지.
- 검색:
Zachman Framework ontology·"Zachman Framework" rules·Zachman FEAF DoDAF 영향 - 같은 장의 이웃: 드라마티즘 펜타드(수사학판) · 격문법 / 의미역(언어학판) · 사건 중심 온톨로지(사건을 1급으로 두는 지식표현판). 분류축이라는 관점에서는 파셋 분류가 도서관학의 사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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