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묻다 — 왜 인터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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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를 시작하는 이유
인터뷰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에게 물었다. 아래는 그 대화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옮긴 기록이다.
자문자답
Q. 사람에 대한 관심이 언제 처음 또렷하게 느껴졌나요? 떠오르는 장면이 있나요?
A. 여러 가지 단편적인 기억들이 있지만 그중 지금 떠오르는 이야기를 말해볼게. 중학교 때 성가대 활동을 열심히 하던 때인데, 사실 성가대를 하기 전까지 나는 나 이외의 타인에 대해 그다지 관심 있게 관찰한다거나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 단순히 합창이 주는 선율과 화성에 이끌려 성가대를 시작했을 뿐이었지.
그런데 합창이라는 것이 나처럼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주변을 많이 살피게 하는 게 있었어. 노래를 하다 보면 지휘봉을 들고 강약을 조절하며 합창을 다듬어 가는 지휘자의 한마디 한마디와 지휘자의 해석에 따른 박자들에 내내 집중하고,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 만들어 내는 노래의 길을 따라가다 건반을 누르는 손가락에 시선이 멈추기도 했어.
그렇게 집중하며 관찰하다 보니 그들이 하는 행위의 어떤 순간순간들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었어. 평소에 이야기하거나 지나칠 때 감각하지 못했던 매력이 어느 순간 반짝거리더라고. 그때 그게 뭘까 싶었지. 내 주관적인 감각들이긴 하지만 평소에는 전혀 기대하던 것들이 아니었거든.
이런 비슷한 일들이 종종 있었어. 대학교 때 사진 동아리를 했는데, 그때도 셔터에 손가락을 올리고 숨을 죽이며 피사체를 바라볼 때 어느 순간 그 피사체가 반짝이는 순간들이 있었어. 그 또한 카메라를 들고 바라보기 전에는 기대하지 않던 사람들의 면면이었지.
그래서 이렇게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했어.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다. 그게 단순히 외적으로 아름답다만 있는 게 아니고, 어떨 때는 씁쓸하거나 아픈 결이 있음에도 아름답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눈빛에도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했어.
요즘처럼 매일 회사를 다니며, 반복적인 하루하루를 무감각하게 지내다가도 문득 그런 생각을 하곤 해. 지금 내가 이토록 무감각하게 지나치는 사람들을 잠시라도 집중하고 바라본다면 저마다 가지고 있는 반짝이는 모습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Q. 인터뷰는 성가대·카메라처럼 사람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장치인가요? 그렇다면 인터뷰만이 새로 허락해주는 건 무엇인가요?
A. 맞아. 사람을 조명하고 집중할 수 있는 도구로서 인터뷰를 떠올리게 된 측면이 있어.
다만 내가 앞서 언급했던 합창이나 사진과 다른 점은, 합창과 같은 라이브보다는 활자로 기록됨으로써 획득하는 영속성과 그 자체로 사료로서의 의미가 있고, 사진보다는 훨씬 더 설명적이기 때문에 타인의 매력을 포착하기에 더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
동시에 활자로 기록되는 것은 지금 같은 시대에 검색이 쉬우니까 타인의 삶을 통해 무엇인가를 감각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도 편리할 거라고 생각되고 말이야.
Q. 당신이 느낀 그 아름다움은 어디서 온다고 느끼나요? “판단보다 이해”와 닿아 있나요?
A. 판단이나 이해에 앞선 감각인 것 같아. 그 자체로 아름답기 때문에 가지는 관심에 가까워.
그 아름다움이 다양한 맥락 위에서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그 면면이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희로애락에 기인한 게 아닐까 싶어. 서로가 소통은 쉽지 않지만, 사람이기에 서로 비슷한 처지를 겪고 있다고 생각되거든.
Q. 당신을 움직이는 엔진은 “이해”인가요, 그 “반짝임(감각)“인가요?
A. 이야기하다 보니 헷갈리기도 하지만, 미적 감각은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해. 무턱대고 타인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아.
성장 배경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기 마련이고, 거기서 다소 편협한 평가의 잣대가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그렇게 만들어지는 수많은 각각의 잣대들은 벽을 높게 쌓아올려 그 울타리 밖의 다채로운 이해를 경험하지 못하게 막는 건 아닐까 싶어.
Q. 더 떨리게 하는 건 “이토록 다르다”인가요, “결국 비슷하다”인가요?
A. 둘 다야. 우리는 비슷한 처지면서도 이렇게나 다르다.
모두가 사람이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놓이지만, 각자 저마다 방식으로 나름의 해학을, 깊이를 드러내니까 말이야.
Q. 남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먼저 물은 이유는?
A.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했는데, 정작 내가 왜 이걸 하려고 하는지 생각을 정리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웃음). 그래서 스스로 생각도 정리할 겸, 그리고 어떤 호흡으로 질문과 답변을 배치하면 좋을지도 테스트할 겸 진행해 보게 되었어.
질문을 AI로 만들고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봤는데, 질문이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고,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여러 차례 고치기도 했던 것 같아. 아마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할 때도 그렇지 않을까?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아.
Q. 이 기록을 읽은 사람이 딱 하나 느꼈으면 하는 게 있다면?
A. 독자가 있다면… 글쎄? 사람은 저마다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하니 나만의 잣대는 잠시 내려놓고 타인의 반짝이는 순간들이 뭔지 한번 들어나 볼까? 정도의 반응이면 좋겠다.
Q. 그래서 다음은 누구를 만나려 하나요?
A. 다음은 내 주변 지인이 시간 나는 순서에 따라 진행해 볼까 해. 조금 두렵긴 하지만 가족도 시간을 잡아서 해보고 싶어.